1.
사실 국산 이어폰에는 사실 그리 좋은 추억은 없다.
떨어지는 만듦새에 밸런스가 엉망이거나 저역이 강조된 음색, 조악한 마감까지... 삼성에서 나온 이어폰이나 크레신등에서 조금씩 좋은 제품들이 나오면서 나의 시선도 많이 좋아졌지만, 역시나 아직 국산 제품은 가격대 성능비 위주의 보급형 라인업이 대세이고 그러다보니 MP3P의 번들용 이어폰이나 마트등지에서 파는 싼 제품들이 많다보니 그리 좋은 제품을 못 본 것도 사실이다.
그러던 와중에 최근 UBIQUO라는 회사의 제품을 보게 되었다. 최근 2만원대 안쪽에서 굉장한 소시를 낸다라는 평을 듣고 있는데, 우연히 이 제품이 나에게 굴러들어왔다. 안 그래도 소니의 838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게 선이 짧은 번들용이라서 불편하던 중에 들어온 제품이라 왠지 반가운 점도 있었고, 크레신 이후에 국산 업체 중에서 쓸만한 회사라는 이야기도 있으니 정말인지 궁금증을 풀 기회도 되었다는 점이다.
과연 이 제품은 정말로 888도 능가하는 소리가 나올까?
2.
일단 가장 제품을 보면 먼저 할 일은 스펙을 보는 것이라 본다.
형식 : 오픈형 다이나믹
사용 유닛 : 14.8mm
인피던스 : 16옴
음압감도 : 100dB/mw
주파수 특성 : 20Hz~20000Hz
코드길이 : 1.3m
중량 : 13g +2g(코드포함)
일단 스펙자체는 나무랄데 없다고 본다.
코드 길이는 1.3m로 길기 때문에 mp3p를 바지 주머니이건, 잠바의 주머니이든 어디든 넣어도 별 문제가 없다. 인피던스는 16옴으로 구동면에서 문제가 없고, 음압도 높기 때문에 볼륨이 약한 MP3P에 붙여도 볼륨의 크기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 13g의 무게는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이니 큰 문제는 아니다.
일단 스펙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좀더 살펴보자.
일단 만듦새는 나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좋지도 않는 평범한 수준이다. 사출품질에 조금 딴지를 걸고 싶지만 어차피 2만원짜리 제품에 하기는 뭣한 면도 있고, 귀에 딱 맞지 않는 유닛은 그래도 이리저리 거리를 돌아다녀봤지만 어지간해서 잘 안 떨어지니 딴지를 걸기도 어렵다. 고무재질이 많이 사용된 제품은 디자인면에서는 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지만 재질이 재질인 만큼 튼튼할 것 같다.
뭐랄까... 딱 제품이 미국차같다.
나사가 헐겁고, 왠지 후즐근한데 그래도 안 빠지고 잘 달리는게 미국차라는데, 딱 이 제품이 그런 이미지다. 뭔가 허접하게 만든 것 같은데 귀에서 안 빠지고, 의외로 튼튼하다. 뭔가 애매하다면 애매하달까? 일본식의 깔끔한 제품 만듦새를 생각하면 확실히 조금 불만일지도 모르겠다.
뭔가 부족한 것은 사실인데 일단 사용상에 큰 불편은 없다.
3.
일단 테스트 환경은 내가가진 IPOD 2세대(나노 2세대가 아니다!)와 4세대로 진행을 했다. 처음으로 내 애청 앨범인 이상은의 공무도화가를 가장 먼저 들었다. 이 음악을 내가 가장 사운드 테스트용으로 잘쓰는데 이유는 역시나 저역의 반응을 알 수 있는 북소리와 피아노, 거기다가 관악기까지 다양한 표현에 약간 허스키한 이상은의 보컬까지 다양한 음을 테스트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먼저 느낀 점은 보컬의 표현력에는 별 문제가 없는데, 소리의 반응이 조금 느린 느낌이 들었다. 북소리가 울리는 때의 연속성이랄까... 순간적인 에너지감이 너무 약했다. 물론 이어폰에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겠지만 솔직히 조금 실망감이 몰려왔다.
두 번째로 KOTOKO의 작안의 샤나 두 번째 여는 노래인 Being을 들었다. 이곡의 잘점은 역시나 시원한 여성 보컬일 것이다. 여기서 잠시 움찔~~~ 하는 느낌이 있었다. 뭔가 부족하다. 그런 느낌이 들었다. 음이 가벼운 것은 아닌데 뭔가 안개가 낀 것 같다. 그래서 다른 여성 보컬을 들어보았다. 사카키바라 유이가 부른 H2O(산소 -_-;) 애니의 여는 음악인 한쪽 날개의 이카로스를 바로 아이팟으로 넣어서 들었다.
확실히 고역이 뭔가 부족했다.
조금 낮은 음을 내는 이상은의 곡은 괜찮은 음악이 나왔는데, 조금 높아지니 이게 좀 아니다는 생각이 든다. 음악의 표현력은 나쁘지 않은.. 아니 괜찮은 편인데, 이게 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고역이 조금 막힌 인상을 가지지만 음색은 나쁘지 않다. eufonius의 리플렉스티아를 들을 때는 eufonius의 특유의 미성이 깨끗하게 살아있다. 그 외에도 사카모토 마야의 플라티나나 약속은 필요 없어를 들어도 충분히 특유의 미성이 살아있다. 다만 안타까운 점은 좀 더 빠르고 경쾌한 음악 예를 들면 ICHIKO의 RISE나 체리필터의 낭만고양이와 같은 락이 섞여있는 곡은 이어폰의 느린 반응이 전체적인 곡 표현력을 약하게 한다는 인상이 들어다. 특히 모모이 하루코의 Your Gravitation과 같은 곡을 들으면 확연히 들어난다. 고역이 좀 약한 것은 참을 수 있지만... 반응이 떨어지는 것은 좀....
그럼 이젠 음악을 대편성으로 넘어가보자. BBC에서 일전에 무료 다운로드로 뿌렸던 베토벤 교향곡 9번을 들었다. 일단 이어폰이니 대편성에서 한계는 분명하지만 의외로 괜찮다. 전체적으로 음이 뭉치긴 하지만 클래식 대편성 표현력이 상당하다. 의외로 스테이지가 넓다. 이 제품의 최대장점이 이 부분이 아닐까 한다. 특히나 고역의 표현력이 약하다고 하지만 의외로 전체적인 음의 밸런스는 나쁘지 않다. 합창의 가장 크라이막스 부분인 오라트리오 부분도 나쁘게 들리지 않는다.
다시 음악을 바꾸어서 정경화의 콘 아모레 앨범에 있는 엘가의 사랑의 인사를 들어보자. 고역이 좀 부족한 인상을 받지만, 표현력은 확실히 좋다.
이제 음의 분리도를 보기 위해 히라노 아야가 부른 God Knows와 Lost my music을 들었다. 앞의 보컬과 반주의 분리도는 상당히 좋다. 다만 역시나 밴드가 섞이면 반응이 걸린다. 몇몇 다른 사용기에서는 저역이 강하다라는 말이 있는데, 솔직히 저역이 그리 강한지도 모르겠다. 물론 퍼진 저역이 나오는 것보다는 없는게 훨씬 낳다는게 지론이라 불만은 없다.
하지만 이 제품이 불만인 것이 아니다.
부족한 저역과 반응 그리고 약한 고역을 감싸주는 음악적 표현력과 잘 잡힌 밸런스 그리고 넓은 스테이지가 모여서 음악이 멋지게 들린다. 락이나 빠른 테크노와 같은 곡이 아닌 클래식이나 조금 느린 보컬을 듣는다면 충분히 멋진 음악 감상이 가능할 것이다.
4.
일단 이 제품은 가격을 생각하면 분명히 나쁜 제품은 아니다. 문제는 그렇다고 딱히 좋은 제품이라 말하기도 어렵다는 것이 문제랄까? 음악을 크게 가리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안 가리는 것도 아니다. 만듦새가 썩 좋은 것은 아닌데, 불편한 점은 없다. 전체적으로 개성이 부족하달까? 그렇다고 이런 개성 부족 제품에 특징인 올 라운드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장점이 꽤나 있지만 문제는 그 장점이 확 튀는 것은 아니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단점이 작은 것도 아니지만 이게 너무 크게 걸리는 것도 아니다.
2만원의 가격에 후회는 안 하지만 그렇다고 엄청난 만족감을 느낄 것 같진 않다.
애매한 제품... 그렇다고 못난 제품도 아니다.
아직은 이 제품을 더욱 두고봐야 겠다.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