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읽는 SF 수혹성 연대기 만화 이야기

수혹성 연대기 6수혹성 연대기 6 - 10점
오히시 마사루 지음/대원씨아이(만화)

어떤 문명이 끝에 다다르고 있을 때는 그 져버리는 감성이 하나의 글이 되고 이야기가 된다. 이 수혹성 연대기는 그런 멸망에 서 있는 지구의 이야기이다. 이 곳에서 인류가 살고 있는 지구는 물에 잠기고 있다. 화석 연료는 그 때문에 거의 금지되고 있고, 그 때문에 사람들은 이사를 해야하고, 어떤 이들은 그런 지구에 절망하여 지구를 떠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오염과 고통 속에서도 잡초 처럼 살아남은 이야기이다.


처음에는 이 이야기를 읽었을 때, 느낀 것은 이런 플롯으로 재미있게 읽었던 [요코하마 매물기행(카페알파)]였다. 카페알파와 유사성이 어느 정도 느껴졌던 것은 멸망해가는 세계, 그럼에도 불구하고 느긋하고 천천히 그 멸망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졌기 때문이다.

다만 카페 알파가 알파라는 독특한 화자가 세계를 바라보면서 사람들을 보는 시선이었다면, 이 작품은 이런 세상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하나하나가 시간을 넘고, 공간을 넘어 옴니버스 식으로 나오게 된다. 어떨 때는 손자가 어떨 때는 할아버지가 어떤 때는 아버지, 어머니들의 이야기가 섞여 들어가면서 말이다.


때문에 작품의 1, 2, 3권을 읽었을 때는 이 작품은 희망이 차 있는 요코하마 매물기행(카페알파) 정도로 읽었던 것이 사실이다. 미소녀 그림들이 더 취향이라는 점도 있지만(....) 톤을 사용하지 않고 거의 펜으로만 그리는 느낌 때문일지도 모르겠다만 그 때까지 그랬다.

오히려 5권에서 희망이 거의 사라진 듯한 [나기와 나미] 에피소드가 나왔을 때는 에피소드 자체는 맘에 들었지만(미쳐버린 컴퓨터 AI가 모에해서 -_-;) 작품이 드디어 비극적으로 변하는가 싶기도 했다. 사실 이런 세계에서 사람들이 평온할 수는 없는 것이니 말이다.



.......



하지만 6권을 보았을 때.. 그리고 읽었을 때... 이 이야기는 멸망한 세계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이 세계는 멸망한 세계가 아니었다. 오히려 멸망에 가까웠던 세계가 재생되는 그런 이야기였다. [달에 존재하는 나무], [화성의 꽃] 도 [수중 목장]도 그리고 [미쳐버린 AI와 그 마지막 생존자 소년이 타고 있던 1000년이 지난 이민선]도 그 모든게 연결되었다.

인류는 오염과 급격한 기후 변화 속에서 모든 문명을 잃고, 모든 역사와 이야기를 잃었지만... 그럼에도 살아남았다. 아직도 지구는 잠기고 있고, 모든 생태계의 복구는 요원하며, 인류는 그 수가 아주 줄어 들었고, 퀘도엘리베이터가 있지만 그럼에도 우주로 가는 것이 힘겨워서 큰 발견이나 이슈가 없으면 우주로 나가기 힘들지만....

그럼에도 인류.. 아니 사람들은 살아남아 있다.
서로 이야기하고, 싸우고, 사랑하고, 좋아하고 슬퍼하면서 그렇게 세대를 이어나가고, 그 아이들이 다시 세대를 이어나가서 움직이고 있다.

그렇게나 생명은 질기고 강하고 아름다웠다.
그리고 그런 생명이 살고 있는 푸른.... 아름 다운 바닷물에 잠겨서 다시금 생명이 움트는 수혹성 지구의 이야기가 여기에 있었다.


PS. 남자라면 두개를 사라곤 못하겠지만.. 읽어서 후회가 없는 SF작품입니다 T_T

http://roricon.egloos.com2010-04-14T10:38:260.31010






덧글

  • 계란소년 2010/04/14 19:40 # 답글

    오시이 마모루인 줄 알고 깜짝 놀랬습니다...만 역시 저 사람이 이런 걸 쓸 리 없지 하고 안도 아닌 안도를...
  • 로리 2010/04/14 19:41 #

    꼭 읽으세요. 정말로 멋진 만화입니다.
  • 오시라요 2010/04/14 20:11 # 답글

    만화책을 잘 안 읽는데, 왠지 끌리네요. ...
    집에 갔다오면 읽어봐야 할 것 같은.. ㅎㅎ; 데요.
  • 로리 2010/04/14 20:38 #

    꼭 읽어보세요 ^^
  • yakii 2010/04/14 20:34 # 답글

    점점 물이 차오른 행성, 운디네라고 하는 수상안내원이 나오...
  • 로리 2010/04/14 20:38 #

    .... 그거 생각하고 보면 느낌이 좀 -_-;
  • 마로제노예 2010/04/14 22:13 # 답글

    저도 맨처음에 읽을때 응? 아리... 생각이 떠올랐었지요ㄱ-;;

    음? 수혹성? 아리... 응?

    그러나 전혀 상관없는 작품이며

    지구가 물로 차오르는 절망적인 상황이지만 희망을 안고 여전히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고 감동을 먹었었지요.
  • 로리 2010/04/14 22:15 #

    네, 6권까지 읽으니... 멸망하는 별이 아니라 살아나고 있는 별이더군요.. T_T

    감동했습니다.
  • Rudvica 2010/04/14 23:08 # 답글

    소장중입니다...
    처음엔 요코하마 매물기행(까페알파)와 같은 느낌을 기대하고 구입했었는데...
    막상 읽다보니 Spirit of Wonder 의 느낌도 나고...
    뭐 내용이 진행되면서...
    수혹성 연대기 만의 분위기가 조금씩 풍기기 시작한다고 느꼈을 때...
    완결이 되 버려서 조금은 아쉽다는 생각이 들어요...^^
  • 로리 2010/04/14 23:09 #

    그래도 에피소드가 딱딱 맞게 완결되었다는 느낌입니다. 사실 좀 더 끌기는 애매하기도 했고요 ^^
  • 적하 2010/04/14 23:20 # 삭제 답글

    이게 정발이 어떤식으로 된건지가 조금 의문이갑니다.
    일본에선 수혹성연대기로 총 7권이 나왔는데 정발은 6권으로 완결이에요.
    분량을 다시 나눠서 6권으로 채운건지...
    그래도 일단 정발됐으니까 주문은 해놨는데, 설마 원서로 다시사야되는일이 있진 않으려나...
  • 로리 2010/04/15 09:27 #

    7권은 외전이나 에필로그가 아니까요 라지만 표지도 달라요 T_T
  • Rain 2010/04/15 00:09 # 답글

    아직 4권까지밖에 못 봤지만 역시 카페알파와는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더군요,멸망을 그리는 이야기라는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오히려 스피릿 오브 원더와 비슷한 분위기라는 생각은 저도 들었습니다만.
  • 로리 2010/04/15 09:28 #

    네, 스피릿 오브 원더 느낌도 나지요 ^^
  • 스펙터 2010/04/15 01:49 # 답글

    작가분의 다른 작품때문에 조금 관심이 생겼는데, 이런 소감을 들으니 한번 읽어보고 싶어지는군요.
    ......문제는 아마존 재팬에서 찾아보니 뭔가 1, 2, 3... 이런 식이 아니라 제목앞에 글자가 하나씩 붙어 있어서, 순서가 어떻게 되는지 헷갈린다는 거랄까.=ㅅ=
  • 로리 2010/04/15 09:28 #

    물빛 러브도 좋지요
  • 리셋⁴ 2010/04/30 12:27 # 답글

    완결기념으로 전질 지르는 중에, 마지막으로 TTB를 선택하고 있는데 로리님의 리뷰가 있더군요. 정말 "아름다운" 작품이였습니다. 저도 카페알파도 좋지만 이 쪽이 더 마음에 들어요...^^;;
  • 로리 2010/04/30 16:35 #

    저도 이 쪽이 더... 색기 문제도 있지만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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