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후(功夫) 그 진지한 세계로, 베스트 키드 잡담

* 이 포스팅은 위드블로그 베스트키드 리뷰에 참여하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처음의 시작은 사소하다. 이 작품의 원작이라 할 수 있는 가라데 키드의 경우에는 그 당시로서는 한국에서 받아들여지기 힘든 왜색 요소로 인해서 한국 개봉이나 비디오 출시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반대로 1994년도판 리메이크는 한국에 들어왔다.. 재난영화(…)가 되었지만 -_-;) 소문에 비해서 국내에서 이 영화를 본 사람은 많이 없다.

하지만 워낙 큰 인기를 끈 영화답게, 86년이나 1989년, 1994년 후속작이 만들어지기까지 했다. 무엇이 가라데 키드라는 작품을 있게 했냐면, 소년의 성장과 강해지는 모습이 아닐까 한다.

좁은 세계에 살고 있는 아이에게 가장 두려운 일은 모르는 세계에 덜어지는 것일 것이다. 그런 모르는 세계에서 약한 자신이 강해지는 모습을 커다란 환타지가 아니라 이사라는 배경과 무술이라는 나도 열심히 하면 할 수 있는 요소를 사용해서 리얼리티를 부여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실 나에게는 가라데 키드는 그닥 큰 관심이 있는 영화가 아니었다. 원작을 재대로 보지 못한 것도 있고 1994년판 재난 영화인 더 넥스트 가라데 키드를 보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거기다가 일본 무술에는 그닥 관심이 없는데다가 헐리우드 특유의 괴기한 오리엔탈리즘에 대해서는 어이없어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성룡이 나오는 예고편을 보는 순간, 그저 숨을 멎었고 이건 봐야 해 라는 감정이 내 마음 속에서 용솟음 쳤다.

바로 성룡이 스승으로 나온다는 점 하나 때문이었다.
그게 뭐가 대단해 라고 할지 모르지만, 진짜 초딩 시절에 유선 방송 4번 채널에서 취권과 사형도수를 본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왠 할아범에게 진짜 X나게 맞아가면서 질질 짜고, 꾀부리고, 허세부리고, 장난치는 것을 좋아하던 꼬꼬마(?) 풋사과의 성룡을 정말로 어린 시절에 보았기 때문이었다. 그 성룡은 그 뒤에 완성된 존재가 되었다.

미러클이나 프로젝트A, 폴리스 스토리, 썬더볼트, 용영호제 등에서는 그는 무결한 존재였다. 언제나 여유가 없어(?) 보이면서 있어 보이고, 무술은 사방의 모든 물건을 가지고 놀며,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것 같으면서 누구에게도 두들겨 맞을 듯한 존재 말이다.

그의 영화가 엄청나게 커지고 국제화되면서도 언제나 그는 같은 모습으로 존재해왔다. 하지만 그는 누구에게도 가르침 받지 않는다는 점은 안타까웠다. 취권이나 사형도수에서 남루한 거지 스승인 원소전의 모습 없었기에 말이다.

그런 그 성룡이 이젠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 그것도 남루한 차림의 아저씨가 되어서 말이다. 그가 마치 그의 스승(?)이었던 원소전의 모습이 된 것이 아닐까 라는 그런 기대 때문에 말이다. 그런 이유 때문이라도 정말로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이런 이야기 보다, 아까 전의 소년이 낯선 곳에 떨어지는 것에 대해서 다시 이야기 해보자. 원작이었던 가라데 키드에서는 주인공은 캘리포니아로 이사를 가게 되지만, 인터넷과 SNS서비스가 판치는 이 세상에서 조금 떨어져 있다고 문제가 되지 않는다. 솔직히 사우스파크에서도 WoW 이야기가 나오는 요즘이고, 애들이 트위터 쓰는 것도 예사인데, 조끔 거리가 떨어져 있다고 해도, 같은 미국 아래서라면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이런 세상에서 이 리메이크작은 완전히 다른 배경 다른 곳에 가는 것으로 현실성(?)을 보여주려고 한다. 그리고 그 곳은 다른 어느 곳도 아닌 중국이었다.

특히 이 중국이라는 배경으로 가면서 이 작품은 원작의 기본 플롯을 따르면서도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게 되는데, 바로 원작에서 가라데가 아닌 쿵후의 도입이다. 기본적으로는 원작의 플롯이 그대로 들어 있다.

주인공은 새로운 곳으로 이사하고 그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 그러던 와중에 본 여자아이에게 반해서 댓쉬(…) 하다가 무술을 익히는 또래에게 당하게 되고, 그런 주인공을 건물 관리인이 구해준 다음에 그가 가진 무술을 가르쳐 준다는 점도 원작의 플롯과 같다.

하지만 무술에 대한 접근은 이번 리메이크 작에서는 매우 진지함 그 자체였다.

“우리의 모든 것이 쿵후다. 옷을 입고 벗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 그 모든 것이 쿵후다.”

라고 단순한 반복 작업을 하는 드레에게 한이 말할 때의 그 말과 그 눈빛은 사람을 꽉하고 압도하는 힘이 있었다. 원작에서 주인공의 정신 수양이나 자세를 강하게 만들어 주었던 무술이란 도구는 더더욱 이 번 작품에서 강하게 만들어져 있다.

이전 가라데 키드에서 스승의 역을 맞았던 팻 모리타의 경우 코메디랄까 조금 웃긴 아저씨라는 인상이 있었는데, 사실 성룡이 이번 역을 하면서 과거 사형도수나 취권에서 보여준 원소전과 같은 모습으로 나오지 않을까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산이었다.
성룡은 과거와 같은 능청스럽고, 개그스런 모습은 없었다. 그는 가족을 잃게 한 스스로에 대한 죄책감에 스스로를 망쳐버린 폐인의 모습이었다. 그래서 그의 어깨는 쳐져 있고, 몸은 조금만 움직여서 가쁜 숨을 쉰다. 하지만 무술을 드레에게 가르칠 때, 그리고 무술에 담겨 있는 정신세계와 자기 수양의 길을 말할 때는 무엇보다 진지하고 열과 성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드레 역시나 처음에는 그저 두들겨 맞는 것이 싫어서였을지도 모르고, 그런 폭력 앞에서 약해지는 자신이 싫어서였을지도 모른다. 처음에 맞았을 때 하염없이 우는 어린아이의 모습이 참 처량해 보였다. 별 진지하지 않게 무술에 접근을 하고 한에게 셔츠를 입고 벗기만 하는 아주 단순한 행동에 짜증내고, 그러면서 진정한 쿵후에 대한 철학을 받으면서 단순히 용기만을 얻는 것이 아니라, 결국 한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주는 역할을 가지기도 한다.

진지한 무술에 대한 접근이나 마지막 20분에서 아이들의 무술 대회는 너무나 강하고 화려하게 표현되지 않았지만, 정말로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그런 최대의 액션을 보여주었다는 사실감을 전해주었다.

상대를 보는 것이 아닌 자신을 상대에게 비추어야 한다는 모습… 뭐랄까 정말로 무술에 대한 진지하기 그지 없는 접근으로 꽤나 감동을 받았다.

물론 이 영화가 다 좋았냐면 그것도 아닌 것이 너무 스테레오 타입의 캐릭터들이 많다는 점이나(뭐 가족영화이니 어쩔 수 없지만 -_-) 중국 협조로 만들어지다 보니 뭐랄까 중국 관광지 기행이 되어버린 듯해서 로케 장면은 멋있었지만 140분이 넘는 시간에 사람이 지쳐서 마지막 가장 중요한 대전 때쯤 되면 힘이 빠져서 볼 수 밖에 없다는 점도 그렇다.

솔직히 한 90~100분 정도로 줄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전체적인 시간 때문에 가족끼리 즐겁게 보기에는 약간 늘어진다는 부분이 너무 걸렸고, 원소전과 성룡과 같은 좀 즐거운 제자-스승 관계가 나오지 않을까 했는데, 정작 두 사람이 너무 진지하다 보니 애매한 느낌도 들었다.

결론적으로는 아주 재미 있었다.

운 좋게 위드 블로그에 영화 리뷰에 걸려서 공짜로 보아서 더 평이 후해진 감이 있지만 봐서 후회 없는 돈 값을 하는 영화라는 기분이다. 진지한 성룡의 모습 하나만으로도 말이다.



덧글

  • 콜드 2010/06/13 04:54 # 답글

    미국에서는 가라데 키드(Karate Kid)라는 제목으로 광고떄리고 있는데 여기서는 베스트 키드군요 ^^
  • 로리 2010/06/13 05:16 #

    네, 그래서 좀 웃기긴 하지요 ^^
  • 루시펠 2010/06/13 07:31 # 답글

    취권에서는 맨손 호두까끼 피니쉬가 기억에 남더군요.^^

    그런데 성룡 스승을 보면 취권의 달인≒알콜중독자라는 리스크가 있는듯...덜덜덜~~
  • 로리 2010/06/13 10:46 #

    ^^;
  • ckatto 2010/06/13 08:14 # 답글

    볼 생각 전혀 없었는데 예고편+글 보니까 보고싶어졌습니다.

    베스트 키드를 성룡이 출연햇다가 크게 망한 다른 영화랑 착각해서 그런것도 있지만요.

    분명 그것도 아이가 나왔던것 같았는데...
  • 로리 2010/06/13 10:46 #

    그런데 기본 포멧이 가족영화라 사실 좀 미묘하긴 합니다.
  • 철갑상어 2010/06/13 08:58 # 답글

    오리지널 가라데 키드(첫번째 작품이 아마 '84년작이었던 것 같은데요?) 시리즈는 국내에서 극장 개봉도 하고 비디오로 출시된 바도 있습니다
    물론 그 때에도 제목은 베스트 키드였구요
    저 같은 경우는 '90년대 초중반 쯤에 비디오로 봤거든요
    그때는 주연이었던 랄프 마치오랑 엘리자베스 슈가 떠오르는 스타로 영화 잡지에도 자주 나오고 해서 꽤 인기도 있었어요
    영화는 엄청나게 재미없었지만요 ^ ^

    여기서 다룬 베스트 키드랑은 상관없는 얘기를 해서 죄송스럽긴 한데, 태클거는 건 아니에요 ^ ^;;
  • 로리 2010/06/13 10:47 #

    전 86년부터 들어온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아닌가 보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rumic71 2010/06/13 13:13 #

    네. 원조시리즈 전부 개봉되었습니다.
  • 대밋 2010/06/13 21:34 #

    맞습니다. 랄프 마치오 나오는 오리지날판 당시 한국 개봉 했었죠. 원글 쓰신 분은 본문 수정해야 하지 않을까요?
  • 로오나 2010/06/13 09:34 # 답글

    근데 성룡 포비든 킹덤에서 스승으로 나온 적 있었습니...(...)

    베스트 키드가 북미에서도 생각외로 A특공대를 누르고 히트치면서 첫날을 장식하는 바람에 갑자기 급보고 싶어지고 있습니다;

    마지막 아이들의 무술대회가 어떨지 기대되는군요. 근데 사실 실제 일본의 소림사 무술대회 같은거 보면 어떤 의미에선 애들 대회가 어른대회보다 훨씬 화려함.(...)
  • 로리 2010/06/13 10:48 #

    이 쪽 무술 대회는 좀 소박합니다... ^^


    포비든킹덤은 좀 ^^;
  • 행인1 2010/06/13 10:53 # 답글

    그러고보니 '드디어 성룡이 누군가를 가르치고 있어!'란 리뷰가 다른 곳에서도 보이더군요.
  • 로리 2010/06/13 10:58 #

    진자 그게 큽니다 T_T
  • mafuyou 2010/06/13 11:33 # 답글

    재밌겠네요.
    갑자기 절권도 배우고싶은 욕구가..
  • 로리 2010/06/13 15:33 #

    아 이소룡 T_T
  • sdaf 2010/06/13 12:40 # 삭제 답글

    한국인들의 사고방식: 가라데는 안되지만 가라데를 배낀 태권도는 우리의 자랑
  • rumic71 2010/06/13 13:14 #

    아니죠. 한국인들의 사고방식은 카라테가 태권도를 베낀거다!
  • 로리 2010/06/13 15:33 #

    한국인들의 사고 방식은 가라데가 태권도를 뻬낀거죠... ^^;
  • 덧글보자 2010/06/13 15:44 #

    음... 본문과 무슨관련?
  • young026 2010/06/14 03:01 #

    덧글보자/ 이 영화의 원제와 관계가 있죠.-_-;
  • 태극도사 2010/06/13 13:01 # 답글

    키드 보이 걸 액션영화는 초콜릿이 가장 나았던거 같습니다.
  • 로리 2010/06/13 15:34 #

    말죽거리 잔혹사도 재미있었죠
  • 태극도사 2010/06/14 14:23 #

    소년이라는 점에서는 확실히 그렇네요. 분명히 하지 않는점은 저의 실수^^ 저는 청년같은 소년은
    그냥 이미지 상 맨으로 봐서요. 말죽거리 잔혹사 액션은 생각보다 별로였던거 같습니다. 권상우 트레이닝 하는거 빼면 볼게 없는 영화였어요. 재미는 있었지만요.
  • rumic71 2010/06/13 13:17 # 답글

    사실 이런 패턴의 영화는 미국에서는 무지막지 흔합니다. 좀 얼빵한 주인공이 이지메당하다가 숨은 사부를 만나 고수로 거듭난다는 전형적인 무협지 공식이죠. (개중에는 심지어 브루스 리에게 배우는 이야기도...)
  • 로리 2010/06/13 15:34 #

    ^네, 그렇습니다

    무협지 공식이기도 하고요.
  • cosmo 2010/06/13 17:06 # 삭제 답글

    원체 성룡을 좋아해서..성룡 나오는건 다 봅니다 ㅋ
    이것도 봐야겠네요..
    윌스미스도 아주 팬인데..
    윌스미스 아들 나오는군요..ㅋ
  • 로리 2010/06/13 19:25 #

    윌스미스 아들네미가 주연이지요
  • 차원이동자 2010/06/13 18:18 # 답글

    솔직히 포비든 킹덤에서도 진지한 모습을 보여주긴 했습니다만. 배스트 키드보다는 밝고 유쾌한 (?!) 성격이였죠 성룡횽께서 점점 진지함의 탈을 쓰려고 하시는게, 그리고 그 방법을 제자를 지도해주는 스승의 역활로 나온다는게 미묘합니다..
  • 로리 2010/06/13 19:25 #

    포비든 킹덤 쪽이 이 전 취권이나 사형도수의 스승에 가깝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사ㅣ실 너무 진지했어요
  • 라쿤J 2010/06/13 20:11 # 답글

    엽문과 함께 기다리고 있는 영화입니다.

    이제 주성치와 이연걸이 신작을 내주면 더 바랄 것이 없겠군요.ㅠㅠ
  • 로리 2010/06/14 01:41 #

    엽문은 저도 기대하는 중이죠
  • 효우도 2010/06/14 03:54 # 답글

    근데 카라테 키드가 아니라 쿵푸 키드라고 해야하는 것 아닌가...
  • 로리 2010/06/14 23:32 #

    하지만 원작이 가라데 키드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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