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쓰고 싶어서 적는 에필로그 이 것은 무엇이더냐?



“꼭 가야만 하나?”

마법사 사이먼은 15년간 가장 친한 악우였던 라이어 우드의 보고 있었다. 언제나 실실 웃으면서 세상과 상관이 없다던... 일하기 싫어하는 눈동자가 아닌, 과거 마왕을 쓰러뜨리기 전에야 보여주었던 진지한 표정의 그가 서 있었다.

“지금이 정말 좋아.”

한 손으로 뒷머리를 슥 긁으면서.. 다시 세상과 관련이 없다는 표정으로 그의 얼굴이 바뀌었다. 후회가 엄청나게 남는 듯한 라이어우드의 말이 이어졌다.

“얼마전 레나.. 아니 크레오스 레이오니시아 여제의 눈을 보았어.. 처음에 용사를 지망한다는.. 세상을 구하겠다는 그 눈동자가 아닌 그냥 시장통에서 장을 보고, 일하고 있는 남편을 기다리는 그런 그냥 행복한 가정이 있는 그런 여자의 눈을 하고 있었어..”

그의 말에 사이먼은 화가 치밀었다. 15년간 수많은 마물, 악당 그리고 마왕까지 쓰러뜨리고 이만큼 오지 않았나... 행복을 찾겠다는 것이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그게 어쨌다는 거야! 레나야 말로 가장 고생했다고... 용사가 되어서 이 땅을 인간의 땅으로 인간의 나라까지 만들었지 않나! 이제 모두 자신의 행복을 찾고 살면 어때서.. 너도 도적질 하지 않고, 가족이 오붓하게 살 수 있잖아.”

“그럼 저기 보통의 사람들은?”

다시 진지한 얼굴이 되어 라이어 우드는 빛나고 있는 황도의 마을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마왕을 죽였지만, 아직 이 동쪽의 땅일 뿐이야. 서쪽 남쪽 북쪽의 마왕들을 아직 살아 있고, 그들이 있는 이상 그 땅의 마물들은 결국 인간들을 죽이고 잡아먹어. 그 곳의 사람들은 15년전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작은 울타리에 의지해서 매일밤을 두려움에 떨고 살고.. 나처럼 남의 등이나 처먹는 인간이 되어서 작은 농작물이나 가축들을 얻기 위해서 서로를 죽일 뿐이야.”

그는 잠시 숨을 고르고.. 있었다. 마치 누군가 알아주길... 그리고 그 자신이 납득하기 원하듯.

“레나는 굉장해. 누구보다 강한 검술에 누구보다 강한 의지와 지혜를 가지고.. 남은 마왕들을 쓰러뜨리고, 이 대륙 전체를 인간의 땅으로 만들 수 있어. 십 오년 전에 부모를 잃고도 성을 잃고도, 혼자 몸뚱아리밖에 남지 않았어도, 세상의 사람들을 걱정하고 세상을 바꾸려는 용사의 운명을 가지고 있다고, 그걸 나 때문에 바꾸라고.. 사랑하는 남자가 있어서? 그게 용납이 된다고 생각해?”

“그..그렇지만...”

그는 말을 이었다.

“보통 여자의 행복을 찾는다면.. 쫓아 오라고해. 난 영원히 도망간다. 나머지 마왕들이 있는 대륙으로, 인간들이 죽고 힘들어 살아갈 수 없는 그 대륙으로 말야. 날 잡으려면 그곳에 오라고해. 모든 마왕들을 죽이고, 인간의 땅으로 만든 다음에 말야!”

라이어 우드.. 그는 웃고 있었다. 아니 절규하고 있었다. 울음인지 웃음인지 모를 기묘함에 사이먼은 그를 설득한다는 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음을 깨달았다.

땅에 주저앉아 악우가 말을 타고 저 지평선 넘어로 사라지는 것을 보고서야 그는 자리를 뜰 수 있었다. 그리고 라이어 우드가 말한 것을 여제에게 말할 수밖에 없음을 느끼고 있었다.


........


사이먼의 모든 말을 들은 은회색의 머리카락을 지닌 아름다운 여인.. 아니 크레오스 레이오니시아 여제는 잠시 신하들을 방에서 나가게 했다. 엄청난 절규... 울음... 그리고 엄청난 웃음소리가 방에서 그치고 모든 신하들을 다시 방으로 들인 것은 소직을 들은 아침의 해가 지고 나서였다.

“라이어 우드의 모든 작위를 폐하고.. 그를 제국의 역적으로 선포한다.”
살벌한 명령이었지만, 우습게도 여황제의 목소리에는 살의나 원망은 없었다.

“그.. 그럼 어떻게 할까요?”

한 신하의 물음에.. 그녀는 뭘 황당한 질문을 하는지 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말을 이었다. 죄를 지은 사람이 있으면 잡아야지 하는 당연한 일을 한다는 그런 표정 말이다.

“상세한 인상착의를 적은 방을 전국에 붙여라. 남쪽이건 서쪽이건 북쪽이건 마왕이 사는 대륙으로 갔다면 내 친히 군사를 끌고 그를 잡겠다. 그 앞에 마왕이 있건, 드래곤이 있건, 신이 있건... 가로막는 모든 것을 쓰러뜨리고 말이다!”

그녀는 옥좌에서 일어나서 벽에 걸려있는 거대한 창을 손에 쥐었다.

“방에 꼭 적어 놔라, 대역죄가 너무 커서 그는 친히 나 크레오스 레이오니시아 황제가 죽일 것이니... 손가락 하나 다치지 말게 생포하라고 말이다.”

그녀는 웃고 있었다. 너무 웃어서 눈 끝에 눈물이 고일 정도로 웃고 있었다.

“대역죄라는데, 죄명을 이야기 해야죠?”

마법사 사이먼이 그렇게 물어보자. 여황제는 거대한 창을 어깨에 얹고는 자신감 있게 이야기했다.

“황제를 강간시켜서 애를 임신시켰다!”

“그게 무슨 .. 강간이야.. 화간이.. 엥 임신?”

사이먼이 딴죽을 걸다가 뒤에 임신이라는 말에 눈이 동그래졌다.

“참고로 2개월이다. 좌우지간.. 그 남편..아니 역적 놈을 잡는다. 하는 김에 인간들의 땅을 늘린다. 대륙 모두가 내 아래에 있어서 어디도 못 숨게 하겠다!”

여제는 거대한 창을 대각선으로 휘두르고서는 주변을 보았다. 그녀는 다시 용사로서 살아야 했다. 누군가의 아내가 아닌.. 이 거대한 창을 들고 마왕들을 쓰러뜨리고 인간들을 이끌 용사여야 했다. 덤으로 도망친 남편 놈을 잡는 일이니 더 좋았다.

“태어날 아이가 역적 자손인건 문제 아닌가 싶은데...”

사이먼의 딴죽을 여제는 무시하고서 그녀는 방을 나가 성벽 창가 배를 만지며 저 밖의 지평선을 보았다.

“내 마음을 가져가놓고 맘대로 살 수 있다면 오산이야... 이 개새끼야!!!!!!”

커다란 소리로 외치는 그녀의 얼굴에는 미소가 그치지 않았다. 내일부터 그녀는 갑주를 입고 거대한 창을 들고.. 용사라는 이름과 황제라는 직책으로 인간들의 위에 설 것이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만날 때까지...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이 대륙에서 편안하게 살 수 있는 그날까지 말이다.






덧글

  • 존다리안 2015/05/30 01:08 # 답글

    마왕들은 도륙당하고 마물들은 피난가는 가운데 이후 용사라는 이름의 전제정권이...
  • 로리 2015/05/30 13:13 #

    쿨럭쿨럭
  • 지나가던과객 2015/05/30 08:26 # 삭제 답글

    가만히 생각해보니, 마누라가 임신하니 결혼하기 전의 자유로운 생활이 그리워서 핑계를 대고 도망간 느낌이 드는게.......
  • 로리 2015/05/30 13:13 #

    아니 그게 아닌데..말이죠
  • 자유로운 2015/05/30 11:22 # 답글

    마누라 놔두고 튄거네요. 나쁜 남자로군요.
  • 로리 2015/05/30 13:13 #

    그건 아닌데 흑흑
  • 지나가던과객 2015/05/30 21:35 # 삭제 답글

    그리고 먼 훗날, 마누라한테 저 일로 평생 구박 받겠죠. 거기다 자식놈들은 아버지보다 엄마를 더 찾을테고......

    한 순간의 감정에 휩싸여 나쁜 선택을 한 주인공에게 애도를.......
  • 로리 2015/05/30 22:53 #

    묵념
  • 생계요원 2015/05/31 03:27 # 답글

    부마는 임금의 사위를 가리키는 말이라 레나의 부마라고 하면 레나의 사위가 된다는 뜻이 되어버리지 싶습니다.
  • 로리 2015/05/31 18:29 #

    지적 감사합니다
  • 나그네 2015/05/31 15:37 # 삭제 답글

    좀 더 작품을 비틀어 꼬아버리면(...)
    대륙 통일 바로 직전 산후조리가 부실한 상태(...)로 전투에 나섰다가 부상으로 병을 얻은 여제가 갑작스레 승하. 이후 대륙 통일이 완수되지만 급격한 제국 팽장을 행정력이 따라가지 못한 상태를 어린 황자는 수습하지 못하고 대규모 반란과 제국 붕괴. 계승전쟁 통에 어린 황제도 사망. 대륙 전체가 춘주전국 시대가 되버림.

    숨어지내느라 통일 소식을 뒤늦게 듣고 라이어는 수도로 귀환하지만 불타고 있는 수도를 보고 경악. 이후 사실을 알고 아내와 자식을 잃은 회환에 차서 과거의 이름을 버린채 떠돌아 다니며 악인을 처단함. 그의 새로운 이름은 '맥스 로켓탄스키'.

    ......최근 본 매드맥스가 인상적이었습니다(?)
  • 로리 2015/05/31 18:30 #

    하하하 좌우지간 제가 의도한바와 다른 리플들에 글쓰는 능력이 부족함을 크게 느끼고 있습니다
  • 세피아 2015/06/02 11:03 # 답글

    ........................;;;;;;;;

    잡히면 평생 바가지........;;;;;
  • 로리 2015/06/02 15:41 #

    보통으로 어렵겠죠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2019 대표이글루_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