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고지라... 관료주의 포르노겸 안노의 덕질 잡담



어떤 영화였나 물어보면 사전 정보가 없어서 온 듯한 한 5명 정도가 극장에 있었는데 모두 30~40분 정도에 나가고 저만 홀로 영화를 보게 된 작품입니다. 불호가 강할 수 밖에 없고 이게 해외에서 히트할 수 없겠다 느낌이 쎕니다. 이 작품의 재미있는 점은 일단 구 고지라나 가메라 같은 괴수물에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점 입니다.

이 작품의 재미있는 점은 역시 일본 정치 관료조직의 비상시의 움직임이란걸 알 수 있다는 점 입니다. 이 작품의 알파와 오메가인데...공식 회의식이 아닌 곳에서 일단 결론이나 움직임을 정하고 공식 회의실에서 결론을 내는 형태의 행동을 보여주는 초반부의 경우 비상 대책시에 정치 관료 조직이 혼란상 자체도 재미있지만 어떻게 비상 대책 사무실이 만들어지고, 부속 테스크 포스팀들이 만들어지고 장관이나 다른 기관과 연계되는지 형태를 알 수 있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CG 자체가 굉장히 어설프단 느낌이지만 사실 이건 기존 고질라의 오마쥬라는 성향이 있고 실제 일본의 자금이나 CG 능력을 생각하면 차라리 확실하게 인형옷 같은 모양세를 보여주는 쪽이 전 매우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극장의 5분은 처음 고질라가 상륙하고 나서 2형태로 변하면서 다 나가셨습니다. -_-;) 하지만 이 작품의 재미는 그런 고전적인 고지라의 모양세를 보여주면서 그걸 노출시키는 디테일들은 현실적인 부분들이나 반응을 보여줘서 재미있습니다. 피난민들을 움직이는 메뉴얼이나 각종 비상 사이렌과 사람들, 니코 동화의 코멘트들, 마치 자동차에서 스마트폰으로 찍은 듯한 흔들리는 카메라워크와 구도..

고지라의 진화가 형태도 맘에 들었고, 특히나 고질라 상륙시의 반응이나 묘사를 위한 방법들 지진이나 해일 같은 쪽에서 영향을 매우 받은 듯한 건물이 떨리거나 기와들이 흔들리는 그런 연출 방식들은 이거다 싶은 부분들이 많더군요. 그리고 깨알 같은 안노의 평화로운 도시 분위기 연출이나 모양세들은 과거 에바의 신 도쿄시의 일상들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고 이리 저리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사실 이 작품의 나쁜 점은 트롤러가 없는 사회 라는 점 입니다. 작품 전체에서 느껴지는데, 악역이 없다를 떠나서 캐릭터들의 행동을 하는데 막는 존재가 없습니다. 어느 정도 악역 포지션이 있는 미국조차 그냥 자신의 일을 한다는 느낌이고, 저기에 나오는 행정 관료 조직들은 최선을 결과를 위해서 최선의 행동을 하고 말이죠. 관료 주의 포르노라는 트위터 평이 있었는데 딱 느런 느낌입니다. 정치 행정 관료 조직들은 자신들의 일을 하고 메뉴얼을 만들고 시민을 대피합니다. 시민들은 불평 불만은 그리 나오지 않고 그런 피난 명령에 잘 따라서 잘 이동합니다. 이 부분은 사실 안노 작품들의 톱을 노려라라던가 에바의 관료 조직이 움직일 때도 사람들이 잘 따라주는거의 연장 같기도 하고... 반대로 3.11 대지진 이후의 이상적인 비상 대책 조직이 일본에서 굴러간다면? 이런 생각도 있었던 것 같은데 작품의 극적 긴장감을 너무 없게 만들고 유쾌한(?) 이야기 구성이 가도록 하는데 좀 묘하더군요.

불호는 매우 크지만 정말 재미있습니다. 일본의 정치 행정 체계 동작 구조를 보고 싶다던가 안노를 좋아하고 일본 괴수물을 좋아한다면 볼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다만 헐리우드식의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고 싶다면 그냥 안 보시는게 돈을 아끼는 일이겠지요.



PS. 이걸 보니 역시 고지라는 오시이 감독에게 맡겼어야 하는 겁니다!!!!

덧글

  • 자유로운 2017/03/13 02:02 # 답글

    뭐 일본스럽지요. 너무 일본스러워서 그냥 웃기는...
  • 로리 2017/03/13 13:04 #

    쓰나미나 지진 트라우마를 자극하는 부분들이 많더군요. 뭐 원래 고지라란게 그런거지만요
  • RuBisCO 2017/03/13 02:52 # 답글

    관료주의 포르노 아주 적절한 표현이네요. 거기에 사도에 스킨 입혀놓은 버전이란 느낌이 좀 들더군요.
  • 로리 2017/03/13 13:04 #

    뭐 에바란게 그런 특촬물의 연장선에 있던거라 ^^
  • 존다리안 2017/03/13 07:20 # 답글

    굳이 트롤러 내세울 것도 없는게...
    관료제 자체,그리고 거기 딸려 오는 딜레마가 사실상의 트롤러인지라...

    허구헌날 회의를 위한 회의나 하면서 3시간을 까먹고
    이건 무조건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민간인 두명을 구하기 위해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칠 수밖에 없었지요.
  • 로리 2017/03/13 13:05 #

    그 딜레마는 외려 당연한 것으로 취급하고 장애라고 보지 않는거죠. 그럼에도 원칙과 방법으로 잘 극복할 수 있다고 하고 있고요.
  • 나그네 2017/03/13 09:44 # 삭제 답글

    현실의 동일본지진 때에 비교해보면
    트롤러 역활을 도쿄전력이 아주 잘해줬는데 말이지오(...)

    강을 거슬러 올라오는 장면 보면 쓰나미를 그대로 연상시키 더군요. 아니 노린건가
  • 로리 2017/03/13 13:05 #

    당연히 그건 확실히 노린거죠
  • 나그네 2017/03/13 09:51 # 삭제 답글

    '12세 관람가에 괴수물이니 애들영화인가?'
    ......라고 생각한데다가 사전정보 없던 사람들이 아이들과 관람하면
    제 2의 판의 미로(...)
  • 로리 2017/03/13 13:06 #

    한국에서 괴수물=애들용 이란 의식도 없죠.
  • 냥저씨 2017/03/13 11:39 # 삭제 답글

    영화소개 프로에서 봤는데 괴수가 넘나 곰보빵 같아 보여서...ㅠㅠ
  • 로리 2017/03/13 13:06 #

    어느정도 노린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 풍신 2017/03/13 14:37 # 답글

    안노가 덕질을 했다!?...려나요? 말씀들어보니 고지라를 보려고 갔더니 다른 것을 보고 나올 듯한 느낌이...

    PS 오시이 마모루는 실사판을 하면 100% 지루해져서 영화관의 누군가는 자는 작품을 만들기 때문에...트롤러를 GET 하려다 지루함 수치가 무한대로 상승하는게?
  • 로리 2017/03/13 17:42 #

    공무원 조직의 난맥상은 사실 패트레이버에서 잘 보여주다보니.. 정말 그런걸 다루고 싶었으면 오시이라고 생각합니다.
  • 풍신 2017/03/14 09:32 #

    공무원 조직을 비웃는 느낌으로 표현하는 것 잘한다는 말씀하시는 것에 동감이지만, 오시이 혼자만으론 지루해지겠죠. 뭣보다 패트레이버를 경쾌히 하던 캐릭터들은 오시이 마모루 작품이 아니잖아요. (이미 계획 단계까지 오른 것에 침 발라놓은 구 OVA, 레이버 비중이 적은 느낌의 TV, 신 OVA 에피소드, 유우키 마사미가 콘티를 고쳤었다는 극장판, 완전 오시이 테이스트로 비중을 줄여놓았으면서 남의 캐릭터들을 맘대로 졸업시켜버린 2번째 극장판에, 기획 단계에서 원작자들이 존재조차 몰랐던 실사판에 손을 댔지만 코어 크리에이터라고 하기엔...이건 공각기동대도 마찬가지고요.)
  • 8비트소년 2017/03/13 15:23 # 삭제 답글

    저도 재밌게 봤습니다. 콩이랑 같은 날 봤는데 콩보다 낫더라구요.
  • 로리 2017/03/13 17:42 #

    콩은 안 봤지만 걱정은 되더군요
  • rumic71 2017/03/13 19:50 # 답글

    괴수빠지만 안노도 공무원도 전혀 좋아하지 않는 입장에서는 보아야 할 지 참 애매모호하군요. 고질라도 뭔가 이상해진 듯 하고...
  • 로리 2017/03/13 19:59 #

    오마쥬도 많고 한국에서 정식으로 고질라가 상영하기 어렵다는거 생각하면 볼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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