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즈와 파랑새 - 모든 부분에서 아름다운 그리고 아쉬운 이야기 애니 이야기



울려라! 유포니엄은 사실 저에게는 그리 대단한 작품은 아닙니다. 작품의 완성도 이런걸 떠나서 쿄애니의 방향성과는 좀 맞지 않달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합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트위터를 하는 사람이라면 리즈와 파랑새를 볼 수 밖에 없는 그런 작품이라 관심이 갔습니다.

사실 유포니엄 원작은 스포츠물(?) 이랄까 그런 관점이 강한 느낌이었지만 그걸 쿄애니가 맡으면서 왠지 모르게 사랑의 이야기로 바꾸어버린 느낌도 있습니다만.. 좌우지간 백합 커플링이 하나부터 열까지 나오는데 안 볼 수가 없는 거죠. 이 아래로는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다보니 보길 원하는 분이라면 그냥 뒤로 가셨으면 합니다. 잘못하면 중요한 갈등 관계나 이야기를 다 알고 봐서 김이 새버릴 수가 있으니까요.



일단 미학적으로는 이 작품은 단순히 작화의 질이니 그런 부분을 떠나서 근래에 봤던 애니메이션 중에서 가장 완벽하게 아름다웠다.. 라고 밖에 말을 못 하겠습니다. 원래 유포니엄의 캐릭터 디자이너인 이케다 쇼코에서 니시야 후토시로 바뀌었는데 이 때문에 전체적으로 캐릭터들이 약간 더 길어진 스타일이 되어서 약간의 모에체가 있었던 귀여운 캐릭터란 이미지가 있었는데 그 부분이 마치 인형 같은.. 그런 느낌으로 바뀌었습니다. 원래 TV판의 아이들이 광원도 있고 입체적인 이미지였다면 좀 더 평면적으로 변했다고 할까요?

이런 변화는 전체적인 연출에서 큰 시너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진짜 캐릭터들이 아름답다 느낌으로 가득 차있고, 작중작인 리즈와 파랑새와 현실 이야기가 전개될때 잘 섞여 있게 합니다. 사실 이런 평면적 그림으로 가득차면 작품의 이미지가 그냥 그림형태가 되어서 재미없게 될 수도 있는데, 이걸 쿄토 애니메이션은 바로 극단적인 피사계 심도를 사용한 연출로 이런 평면적 그림들이 등장하는데도 입체적인 이미지를 얻고 있습니다.

울려라 유포니엄 티비판에서 극단적인 피사계 심도나 렌즈효과들을 사용하는 이유는 한장의 아름다운 그림을 얻기 위한 느낌이라면 이번 작품에서는 그걸 동화 컷이라는 느낌으로 받는게 큽니다. 진짜 이건 극장에서 큰 화면으로 경험을 했으면 싶은 그런 영상미라서..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하네요. 목소리의 형태에서부터 예쁜 정지화면이 아닌 영상을 얻고 싶다는 것이 보였는데 그게 이번 리즈와 파랑새에서 잘 완성이 된 것 같습니다.

성우 연기도 정말로 대단합니다. 특히 카사키 노조미의 역활을 맡은 토야마 나오씨의 연기는... 정말로 들어 보셔야 납득이 됩니다. 미조레에 대한 신경 안 쓰는 모습에서 조금씩 신경을 쓰다가 결국 그녀를 놓아주는 형태가 될때까지의 미묘한 톤이랄까 변화 같은 것이 대단합니다. 토야마씨의 연기의 다양성은 자주 느꼈지만 이 정도의 표현 능력이 있는지 몰랐는데 놀랐습니다. 그리고 미조레의 성우를 한 타네자키 아츠미씨는 마법사의 신부에서 치세 역 같은 것으로 연기력은 알고 있었지만 사랑하는 소녀!!!! 의 역활에서 이 정도를 보여줄지 생각을 못 했습니다. 목소리 하나 남을 신경 쓰는 호흡 하나 정말 하나 하나 사랑하는 소녀로 사랑 하는 사람 밖에 생각하지 않는 그런 느낌을 살려주고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 정말로 무섭고도 대단하다고 여기는 것은 노조미를 사랑하는(!) 미조레의 심리를 위의 그림체와 영상 연출 그리고 성우 연기까지 거의 완벽하게 표현한다는 점 입니다. 미묘한 눈동자의 흔들림.. 입술의 변화, 피사계 심도를 사용한 영상의 촛점의 변화 공기의 색감... 발소리, 뱅뱅 돌리는 다리의 모습...장면 하나하나에서 들리는 작은 소리 마저 버릴 수 없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소녀는 그렇게 소녀를 사랑하고 있는거라고요!!!

하나하나가 다 좋은 이야기인 겁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 그본적인 이야기로서의 정말로 아쉬운 이야기가 됩니다. 결국 뭐냐면 이건 야마다 나오코의 이쁜 인형극 이야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끝나버린다는 것이죠.

어떤 분은 표백이라고 했는데.. 뭐랄까 이 이야기는 관계성의 이야기 입니다. 미조레가 노조미에게 많은 것을 의존한 것처럼 노조미 역시나 음악의 재능과 능력이 있는 미조레를 쫒아가고 싶어하고 그 땜에 의존한 부분들이 있었다는 것을 자각하고... 결국 능력이 부족한 자신이 놓아주는 이야기이기도 하는데.. 이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서 감독인 야마나 나오코와 각본인 요시다 레이코는 아름답기까지한 정원을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보여주는게 사실 이 작품의 정말 안타까운 부분이 실제 그래서 어떤 갈등이 있지 않아요.

의존하고 있는 것을 풀어버린다는 것은 사실 굉장히 힘들고 질척이는 진흙탕 같은 것 입니다. 그런데 작품에서 주변 인들은 모두 예쁘고 사랑스럽고 선의로 가득차 있습니다. 선생님은 동화 하나하나를 풀어주면서 캐릭터에게 자신의 위치를 너무도 친절하게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성격이 나쁜 것 처럼 보이는 후배는 실제로 착하고 왜 미조레에게 앞으로 나가지 않는가 하고 조언을 합니다. 노조미의 곁에 있는 리본을 가진 회장과 포니테일의 총무인 친구들은 상냥하게 노조미의 태도의 문제점 이야기를 조심해서 유도해서 지적하고 변화를.. 유도합니다.

이런 상냥한 세계에서 그 둘은 결국 큰 충돌이 없이 서로의 위치를 인식하고 서로의 길을 걷게 됩니다. 결국 졸업을 하고 이건 사랑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냥 친구 사이의 보통 우정 이야기로 끝나버린단 말이죠. 이쁜 포장의 이쁜 이야기이고 여기에는 그냥 갈등도 없고 드라이한 모형 인형 정원의 모습이란 말이죠. 사실 이 부분은 목소리의 형태에서도 느끼고 있었던 문제였지만.. 적어도 목소리의 형태는 짧은 이야기로 끝내야 하고 실제 현실문제를 생각하면 너무 어두워져버리는 부분이 있으니깐 그런 부분도 납득할 수 있었지만... 리즈와 파랑새는 그걸 납득할 수가 없는 겁니다.

갈등없는 모형 정원의 이쁜 이야기... 사실 미장센부터 소리 작화 성우 연기까지 그 모든게 다 너무나 대단하고 아름답기 때문에 더더욱 이 부분에서 드라이하고 불완전한 연소라는 느낌이라 안타깝습니다. 이게 요즘 애니메이션이 담을 수 있는 이야기의 한계로 사람들은 이 이상의 갈등 구조를 못 견디냐? 그런 생각이 안 가신단 말이죠.

어찌 되었건 좋은 이야기 그림 연출.. 물리적으로야 겨우 90분 밖에 되지 않은 짧은 이야기였지만... 그 안에 들어가 있는 연출 음악 연기 이야기 전체의 밀도 때문에 짧지 않고 길고 긴 이야기가 느껴지는 그런 작품이 되었습니다. 이야기 구조가 아니라 그냥 지적할 부분은 리즈와 파랑새 역활을 한 혼다 미유라는 아역 성우 연기가 아쉽다 정도이네요. 이번 주말을 끝으로 아무래도 상영이 힘들 것 같지만 많은 분들이 이 작품을 봤으면 합니다.



PS.


역시 이래야 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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